11월 17일 세 번째 시험을 보았다. 입학전형 일정을 봤을 때, 이번으로 시험은 더 이상 보지 않기로 했다. 직장인으로서 아빠로서 시험준비를 하는 것이 나에겐 따로 공부할 시간 내기가 너무 어려워, 별 실효성이 없었다. 공부를 해야 시험을 봐도 성적향상을 기대할 텐데 물리적으로 공부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아주 조금 영어가 늘거나, 대부분은 그저 시험에 대한 적응력이 생겨서 성적이 조금 향상될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여간 이저 저도 아닌 마음의 부담감만으로 시간만 끌다보니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이번 3차 시험의 성적이 나오는 대로 그것에 맞춰서 지원하기로 했다. 아쉽지만 마음의 부담은 확실히 없어졌다.
동국대에서 1차, 2차 시험을 봤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신촌 박정 어학원에서 시험을 봤다. 동국대도 나쁘진 않았지만 대학 강의실이라 그런지 음향 시설이 너무 안 좋고, 공간은 넓어서 울리고, 무엇보다 다른 강의실의 리스닝까지 들릴 정도로 방음이 안 되어 큰 맘 먹고, 그리고 위험부담을 안고 장소를 바꿨다. 결과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단 동국대는 대규모라면 박정 어학원은 모든 것이 소규모였다. 강의실도 작았고, 응시자도 적었다. 짐을 맡기려고,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가면 진행되고, 24명 정도가 한 강의실에서 시험을 보았다. 그러다보니 9시 7분에 시험을 시작했고, 일찍 끝났다. 게다가 13시 스피킹이어어 모든 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장소를 옮기길 잘한 것 같다.
리스닝은 일단 음향 시설이 좋아서 음향적으로는 아주 잘 들렸다. 쉬운 부분은 아주 쉬웠고, 아케데믹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마치 리딩 문제를 풀듯 어려웠다. 지도가 나왔는데 이상하게 나는 지도에 좀 약하다. 그런 일상적인 표현들을 한국에서는 자주 접하거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일 것 같다. 어쨌든 '음향적으로' 속시원하게 잘 들린다는 것이 일단 좋았다. 전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리딩은 시간이 좀 남았다. 문제 유형이 쉬운 것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제목 매칭하는 문제나 지문 순서와 관계없는 질문들에서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편인데, 이번 시험에서는 제목 매칭 류가 한 문제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지문 순서를 따르는 유형이 많았고, 특히 주관식이 많았다. 나에겐 시간 절약 차원에서 유리했던 것 같다. 내 바로 앞에 분이 시험지 걷어 갈 때까지 답을 옮겨적지 않아서 빼앗기듯 답안지를 제출했다. 시험 감독감들은 규정대로 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리딩은 답안지에 바로 마킹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라이팅. 나의 가장 큰 문제이자 스트레스다.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는 많이 써보고 단어를 많이 알아야 잘 쓰며, 무엇보다 ‘주제’가 뚜렷하게 전달되게 써야하는데, 이 모든 것이 짧은 기간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깨달음 끝에 이번에는 마음 편하게 욕심내지 않고 시험을 봤다. 대신, 아주 간단한 템플릿을 중심으로 한 며칠 빡쎄게 준비했다. 여러 책에서 라이팅에 대한 다양한 템플릿을 이야기하는데, 사실 유형별로 쪼개면 몇 개 없다. 욕심내지 않고 접근했다. 그리고 이번 시험 테스크2에서는 직장인으로서 덕을 본 것이, 주제가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한 것이었다. 준비했던 템플릿에 잘 알고 있던 내용이어서 조금은 쉽게 썼다. 테스크1은 라인그래프였는데, 변수도 딱 2개였다. 트렌드도 너무 간단했다. 어려운 것은 없는데 쓸 말이 없어서 분량 채우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렇다고 내 의견을 쓸 수도 없어서 하나마나 한 말을 늘어놓은 것 같아 찜찜하다. 태스크2 먼저 쓰고 1 쓰고 나니 한 5분이 남았다. 종이에 더 쓸 공간도 없어서 리뷰를 했는데, 그 짧은 시간 참 많은 것을 고칠 수 있었다.ㅠㅠ
스피킹은 어디 사느냐고 처음 물어봐 주었다!!! 이제껏 어디 사냐? 하는 일이 모냐? 같은 대표적인 질문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는데 처음이었다. 프레젠테이션 주제는 조금 추상적이고 나랑 상관이 없는 이야기었기 때문에 유리하진 않았다. 이번에는 또 처음으로 상당히 젊은 시험관이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주 부드러웠고, 나를 크게 압박하지 않았던 느낌이다. 스피킹에 들어가면서 콘텐츠는 특별히 준비하지 못했지만 "되도록 천천히, 그리고 내 페이스대로" 하기 위해 노력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난 느낌으로 스피킹까지 마쳤다.
시험을 마치고 나니 파김치가 되었다. 신경을 많이 썼나보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가볍다. 결과는 11월 30일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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