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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IELTS 시험 후기

2. IELTS each 7.0 받기(완료)

by 어린뿔 2022. 5. 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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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2년 5개월만에 다시 본 시험이다. 텀이 좀 길었다. 계산법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기준을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IELTS 성적을 2년간 유효한 것으로 본다.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다시 봐야하는 상황이었다.

 

정말 싫었다. 책들도 다 처분했던 상황이었고, 졸업했다고 생각했는데, 완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모르면 용감했을 텐데, 그 지난한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서 짜증이 밀려왔다. 그것도 이번에는 시간도 별로 없었다. 시험을 다시 보겠다고 결정한 것은 4월 5일, 시험 날짜를 4월 30일로 잡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제까지는 늘 급하지 않게 시험을 등록해왔기 때문에 몰랐는데, 시험장이나 스피킹 시간 등을 선택하면서 보니, 빨리 빨리 예약이 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고사장은 원하는 곳으로 예약했지만, 스피킹 시간은 3시간 차이가 나게 예약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해보면 4월 5월, 늦으면 6월까지가 영국 대학교의 그해 개학(9월말, 10월초)을 맞추기 위해, IETLS 시험의 성수기가 아닐까 싶다. 

 

한 달 빡세게 공부하고 시험 보자는 당찬 각오로 계획표를 짰다. 재택도 사라진 상황이라 하루 2시간, 많으면 3시간 정도가 공부할 수 있는 최대였다. 지금 와서 뭘 새로 머리에 넣기보다, 시험볼 때까지 Cambridge IELTS 모의고사를 최대한 많이 푸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틀에 한 세트씩 계획했고, 너무 오랫만에 보는 시험이라 블로그에서 "시험 요령" "시험보는 팁" 등도 다시 찾아봤다. 뭐,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지만 계획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한 달 동안 6세트 정도 풀었다. 그리고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다. "영어 공부는 벼락치기가 되지 않는다. 결국 조금씩이라도 평소 쌓았던 실력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고, 그것이 영어 실력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달랬다. 지난 2년 동안 대놓고 IELTS 공부는 안 했지만 BBC 6 Minute English를 (정말) 매주 해왔고, 직장인을 위한 네이티브 강사 회화수업도 주 2회씩 해왔다. IELTS에 초점을 맞춰 2년간 공부했다면 시험에는 더 유리했겠지만, 지난 2년간의 공부가 아무 의미는 없을 것은 결코 아니라고...믿었...스스로를 또 다시 위로했다. 

 

이번 시험도 CBT로 했다. 아직도 여러모로 종이 시험이 조금은 더 유리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 키워드 표시, 메모, 앞뒤로 왔다갔다 하기, 그리고 무엇보다 컴퓨터 UI보다 더 직관적이다 - 이번에도 CBT를 선택했다. 예전에 CBT를 보기 시작한 이유는 가장 점수가 안 나오는 라이팅에 조금 유리했기 때문인데, 이제는 사람들 바글바글한 대단위 강의실에서 시험보고 싶지 않고, 입실 절차 등이 좀더 수월해서 CBT를 봤다. 2년 전에는 어쩔 때는 나 포함 한두 명 시험 본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시험에는 미응시자가 하나도 없었고, 한 강의실에 15명 정도가 함께 봤다. 그래도 칸막이가 쳐있는 개인 공간에서 보는 것이라, 시험보는 환경 자체는 크게 다른 것을 못 느꼈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시험볼 때는 함께 보는 사람 중에 빌런이 있으면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데, 이번 시험은 무난했다. 한 두세 번 화장실 가는 응시자들이 있었고, 메이데이를 앞둔 시내 중심 주말 낮시간이라 밖에서 시위 소리가 들렸지만, 그리 예민한 편이 아니라서 괜찮았다. 

 

10시 30분에 스피킹을 보았다. 역시나 뭔가 불만이 가능한 영국 아저씨. 처음 얼굴을 보자마자 사람 불편하게 하는 성의없는 태도의 전형적인 시험관을 만났다. 나 정도 아저씨가 되면 저 정도 아저씨는 애기같이 느껴질 정도라 쓸데없이 패이스에 말리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어쨌든 이런 불안감이나 위압감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파트1에서는 아주 전형적인 "학생이냐 일하냐?"가 첫 질문으로 일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추가로 애완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파트2에서는 "상대방에게 해준 기억에 남는 조언(advice)"에 대해 언제, 누구에게, 왜, 상대방의 반응 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살짝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완전 허무맹랑한 주제는 아니었고, 실제로 회사에서 우리 인턴 직원들과 했던 이야기들이 바로 생각이 나서 수월하게 말을 꺼낼 수 있었다. 파트3에서는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선을 다해 이야기했고, 조금 어려운 단어를 일부러 넣어서 답하려고 노력했다. 6.5 예상해본다. 

 

1시 30분 리스닝부터 시작했다. 어려웠다. 함정도 많았고. 40문제 중에 4~5개는 완전히 못들어서, 지문 보고 추리해서 찍어 답했다. 경험상 리스닝은 난이도의 변동 폭이 컸던 것 같다. 이번에는 확실히 어려웠던 편이었고, 시험 보기 싫을 정도로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하지만 돈이 얼만데. 또 열심히 풀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답안을 쓰고 있었다. 어려웠던 만큼 6.0 예상해본다. 

 

리딩는 첫 번째 지문이 내용도 쉬웠고, 문제 유형도 쉬운 편이었다. 10분(?) 정도만에 풀어서 상당히 기분좋은 스타트였고 "오, 쉽네. 이것이 실전 IELTS의 난이도인가?"하고 약간의 기대를 했으나, 두번째 지문부터 원래의 난이도가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했는데, 문제 중 하나가 몇 개의 한정된 단락에서 답을 찾는 것인데, 그걸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전체 지문에서 찾는 것인지 알고 풀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리고, 다음 문제들까지 꼬여버렸다. 이 부분은 종이 시험이었으면, 햇갈리지 않았을 것 같은데, CBT의 UI라 헷갈렸던 것 같다. 또 주간식 문제(주간식은 상대적으로 쉽다. 정답을 지문에서 그대로 찾으면 되니까)를 우습게 봤는데, 위에서 좀 긴장해서 그런지 그 키워드를 아무리 찾아도 못 찾겠는 것이었다. 분명 읽은 기억도 나는데...한 5번은 전체 지문으로 스캐닝 하다가 발견하고 답을 썼다. 그리고 마지막 지문은 정말 어려웠다. 문제 유형도 쉽지 않은 것들. 두 번째 지문에서 시간을 오버해서 시간마저 부족했던 상황이라, 정신없이 풀었고, 찍기 포함 가깟으로 3분 전에 답을 쓰고, 전체 답안지에서 주관식들만 스펠링을 다시 확인했다. 당연하게도(?) "S" 빠뜨린 것, 오타 하나 등을 발견했다. 6.5 예상해본다. 

 

라이팅은 태스크2부터 풀었다. 주제는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modern communications techology)로부터 어떤 그룹은 혜택을 많이 받지만, 어떤 그룹은 혜택을 잘 못 받는데, 이 의견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agree)하는가?"를 묻는 질문이었다. IT, 테크놀로지 같은 것은 비교적 익숙한 주제였고, 다행이 2개의 논거(나이에 따라, 빈부에 따라 기술 활용도가 다르다)가 바로 떠올라, 구상에 시간이 별로 들지 않았다. 30분도 안 되어 완성했다. 운이 좋게도 태스크1도 심플한 선그래프가 나왔다. (내 생각이지만) 그렇게 분석할 부분이 많지도 않고, 특징도 뚜렷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 적당히 썼다. 최종적으로 시간이 꽤 남아서 2~3번 다시 봤고, 역시난 많은 오타를 수정할 수 있었다. 욕심 안 부리고 6.0 예상해본다. 

 

전반적으로 이번 시험은 최고점을 받는 게 목표가 아니라, 기준(Overal 6.5, Each 5.5)만 넘으면 되는 첫 번째 시험이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었다. 그러나 롸이팅, 스피킹을 필두로 다른 과목들도 항상 난이도가 제각각이고, 채점 방식의 특성상 점수를 예상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방심할 수는 없었다. 성적은 인터넷으로 5월 6일 열람이 가능하다고 한다. 정말 또 다시 시험을 봐야하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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