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5. (목)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순례길은 향공료도 비싸고, 시간도 내기 쉽지 않다. 때문에 보통 순례길의 전이나 후로 유럽 여행을 끼워넣어 가성비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순례길이 보통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에 있기 때문에 이 세 나라가 주요 여행지로 손꼽힌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공교롭게도 프랑스는 불가 몇 달 전에 여행을 했었고, 스페인도 비교적 최근에 여행했었더랬다. 그리고 포르투갈은 순례길을 마치고 쉽게 들를 수 있기 때문에 순례길에 앞서 영국 런던 여행을 짧게 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일반적인 경우와 조금 다르게 한국에서 영국 런던으로 먼저 가서 전체 여정을 시작했다.
영국 런던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을 시작하는 생장(St Jean Pied de Port)까지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차도 있고, 기차도 있지만 나는 비행기를 선택했다. 결국 나는 런던 →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 → 바욘(Bayonne) → 생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런던에 있는 공항 중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프랑스 비아리츠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영국 대표적 저가항공인 라이언 에어를 탔고 세금 표함 19파운드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이동했다. 이륙하자마자 착륙하는 것 같은 정도로 금세다. 단, 항공료가 싼 이유가 있었는데 밤 9시에 비아리츠에 도착했다. 그 밤에 생장으로 이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해서 비아리츠보다는 숙소 가격이 전반적으로 좀더 저렴한 바욘에 호스텔을 미리 예약했었다. 바로 공항에서 내려서 짐 찾고, 공항 앞에서 바욘 가는 버스를 탔다. 한 20분만에 바욘 호스텔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호스텔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들이켰다. 버스도 연착되고 비행기도 연착됐지만 잘왔다. 어쨌든 잘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괜한 걱정하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잘 왔다. 푹 자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걸어보자. 너무 늦게 와서 샤워도 대충했다. 작은 호스텔 방은 벙커 침대로 꽉 차있었고 나는 이층 침대를 배정받았다. 아래 칸에는 여자애다. 난생 처음 겪는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앞으로는 일상이 될 것이다.
너무 많은 걱정 속에서 자유를 잃고 살았던 거 같다.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이 자유가 아니다. 세상은 정해진 것이 없고, 나 역시 정해진 것이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니 자유가 느껴졌다.
비아리츠 공항 앞에 바욘가는 버스 정류장 버스 시간표
바욘까지 가는 버스를 타려면 정류장 근처에 있는 자판기에서 표를 사야한다. 현금, 카드 다 된다.
비아리츠 공항에서 20~30분만에 버스로 도착한 기차역 근처의 호스텔
젊은이들로 가득한 호스텔 1층 바. 이미 술판이 벌어져 있다.
오자마자 들이킨 맥주. 호스텔 1층은 바였다.
칸막이가 커튼이 있는 비교적 프라이버시가 잘 지켜지는 다인실 2층 벙커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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